대한항공 조종사들
‘탄핵’ 두고 주먹다툼
대한항공 측 “중징계 내릴 것”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지난해 말 ‘인천-브리즈번’ 노선 운항 후 호주 현지에서 체류하던 중 주먹다짐을 벌여 다음 운항에 참여하지 못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한항공 ‘인천-브리즈번’ 운항을 함께한 기장과 부기장이 도착 후 다음 운항까지 현지에서 머무르는 ‘레이오버(Lay over)’ 기간에 호텔에서 정치 관련 대화를 나누다가 말다툼을 벌였고 급기야 주먹다툼으로 번졌다.
한 관계자는 “평소 정치적 성향 차이가 있었던 두 사람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필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던 중 언성이 높아졌고 결과적으로 주먹질이 오가는 폭행 사건으로 번지고 말았다”고 전했다.
이 사건으로 기장이 부상을 당해 현지 구급 차량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호주 경찰까지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장과 부기장 둘 다 이번 폭행으로 다음 운항에 투입되지 못하자 대한항공은 긴급 대체인력을 편성해 브리즈번에 보내는 등 다음 운항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대한항공의 신속한 대처로 브리즈번-인천 노선의 운항 지연이나 취소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최근 중앙 상벌위를 열고 관련자들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기장 1명과 부기장 1명이 각각 면직됐고 폭행 현장에 있었던 또 다른 기장 1명도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회사 측은 ‘레이오버는 운항 승무원들이 다음 비행을 준비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지만 필수적으로 안전에 유의해야 하는 데다 회사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중징계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징계를 받은 조종사들은 대한항공 중앙 상벌위 결과에 불복해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