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종업원 살해 후 ‘시신 성폭행’한 30대 남성, 2심서 ‘감형’

살해 후 시신 성폭행남
무기징역→징역 40년
감형 이유 알고 보니…

모텔 종업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황당한 이유로 감형됐다.

17일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37)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4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 동구의 한 모텔에서 장기 투숙 중이던 A 씨는 지난 9월 21일 오전 1시 19분쯤 종업원 B 씨(74)를 목 졸라 살해했다.

당시 그는 “객실 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니 방에 가서 확인해달라”며 B 씨를 본인의 방으로 유인했다.

이후 성폭행을 시도했지만 B 씨가 저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 시신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 씨의 잔혹한 범죄에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13회의 형사처벌 전력이 있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살인이라는 잔혹하고 참담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죄책감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유족들도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 사회와 격리가 필요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A 씨는 1심 판단에 대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이후 17일 열린 2심 재판부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할 때는 수용자를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켜 그의 자유를 박탈하는 형이기 때문에 양형 조건이 된 모든 사안을 충분히 심리해야 한다”며 무기징역형에서 유기징역형으로 감형했다.

2심 재판부는 “성범죄로 처벌받은 전과가 없는 점, 술로 인한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는 점,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정하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등 무기징역을 선고할 만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어이없는 감형 판결에 유가족은 “A 씨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는데 형이 가볍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