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이름 두고 영화사와 붙은 강원 원주시, 단호한 입장 내놨다

원주시, 영화 ‘치악산’ 가처분 신청
도시 이미지 훼손 우려
제목 변경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괴담으로 알려진 18토막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공포영화 ‘치악산’이 오는 9월 13일 개봉한다. 개봉까지 약 2주를 앞둔 가운데 강원 원주시가 강력한 법적조치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원주시는 지난 24일 사실이 아닌 괴담 수준의 내용 하나로 국립공원 치악산과 일대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영화 제작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실제가 아닌 허구’라는 문구 등을 영화 도입부에 넣는 등 이미지 훼손 사전 차단 방안을 강구했다.

그러나 영화 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 측은 원주시의 이 같은 요구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작사는 제목 변경에 대해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이야기의 연결이 맞지 않으며, 주연 배우의 입대로 재촬영 역시 불가한 상황”이라며 수용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다만 허구라는 사실을 고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영화가 끝나고 이런 내용을 담은 안내가 나오지만, 상영 직후 바로 등장하도록 재편집을 고려 중”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원주시는 지난 27일 영화 치악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상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고의 안전 도시이자 건강도시인 원주의 이미지가 괴담으로 훼손이 우려된다”며 “영화 개봉으로 인해 36만 시민 그 누구도 피해 입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치악산’은 1980년 치악산에서 18토막 난 시신 10구가 수일 간격으로 발견돼 비밀리에 수사가 진행됐다는 내용이다. 경찰 측은 ‘실제 벌어진 사건이냐’는 문의에 황당하다는 입장과 함께 괴담일 뿐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