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칭해 ‘강남역 살인 예고글’ 올렸던 30대 남성의 진짜 정체

‘경찰 사칭’ 30대 남성
일반 회사원으로 알려져
블라인드 측에 앙심 품고 범행

얼마 전 자신을 경찰이라 밝힌 한 누리꾼이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 다음날 바로 붙잡힌 이 누리꾼의 정체는 진짜 경찰이 아니란 사실이 알려졌다.

작성자 30대 남성 A씨는 경찰이 아닌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A씨는 직장 이메일 인증 등을 통해야 가입할 수 있고 글 작성 시 해당 직장이 표기되는 ‘블라인드’에서 경찰을 사칭한 뒤 지난 21일 ‘오늘 저녁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칼부림한다’는 글을 올렸다.

체포된 A씨는 작성 사흘 뒤 구속 수감됐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중대해 도망갈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블라인드 측에 불만을 가져서 살인 예고 글을 적었다고 진술했다.

앞서 A씨는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용자와 욕설 댓글 문제가 발생해 블라인드 측에 삭제 조치 요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이에 블라인드와 관련한 사회적 논란을 만들려고 허위 살인 예고 글을 적었다고 한다.

A씨는 지난 24일 영장심사에 출석하면서 “실제로 범행을 계획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A씨의 구속으로 블라인드 사용자들은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블라인드는 그동안 해외에서 서버를 운영해 국내 수사기관의 강제수사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블라인드 측은 “사용자 익명성은 여전히 완전하게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3월 LH 임직원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당시 블라인드에는 “꼬우면 이직하든가”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작성자는 아직까지 잡히지 않았다.

이번에 잡힌 A씨는 블라인드 내 다른 게시글에서 타 메신저 ‘오픈채팅방’ 링크를 걸고 다른 이들과 대화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경우 사용자의 IP를 추적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