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당일만 기다린다는 수능 출제 위원들
출제 위해 한 달 반 동안 감금 생활해
급여와 처우 수준은 어떻게 될까
2024학년도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의 긴장감이 최대치에 달하는 이 시점에, 그 누구보다도 수능일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고 해 화제다.
무려 한 달 반 동안 감금 생활을 하면서, 일당 35만 원을 받는다는 이들은 바로 수능 출제 위원이다.
이렇게만 보면 소위 말하는 ‘꿀직업’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선 수능 출제 위원들은 교수 및 교사로 한정되며, 한국 교육 과정 평가원 측에서 출제 위원을 추린 후, 무작위로 통보한다.
이렇게 출제 위원으로 선정된 교수들은 신원 진술서를 쓰고, 내부 공사 중인 건물로 위장된 곳에서 감금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감금 생활’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출제 위원들은 가족과의 연락이 차단되며 직계 가족 보안 요원을 동행한 3시간의 외출만 허용된다.
이러한 조치는 교도소보다 엄격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출제 위원들을 괴롭히는 건 이러한 감금 생활이 아닌 출제 스트레스라고 한다.
실제로 시험 문제 출제에 관해 토론하다가 서로 감정이 상해 사이가 멀어지거나, 자기가 낸 문제가 폐기되자 자신감을 잃고 다시 문제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그 스트레스가 엄청남을 가늠할 수 있다.
수능 출제 위원들이 문제를 출제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1주일 정도이다.
그러나 이후 검토 기간이 한 달이 넘는데, 이는 위원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처음부터 문제를 다시 출제해야하기 때문이다.
소문으로는 국어 영역에서는 서울대학교 교수와 연세대학교 교수 간의 언쟁이, 영어 영역에서는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와 영어교육과 교수 간의 논파가 거세다고 한다.
또한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내야 할 경우, 시중에 나온 모든 문제집을 검토해 한 문제라도 같은 풀이법을 요구하는 문제가 있으면 바로 배제해야 한다.
이렇게 복잡한 출제 과정 거치다 보면 100명 정도의 고등학교 교사들이 투입되어, 출제된 문제로 모의시험을 친다.
이를 통해 난이도 조절을 하며, 이 과정에 참여하는 인쇄소 직원, 영어 듣기 평가 성우 등도 모두 감금되어 수능 당일까지 나가지 못하게 된다.
수능 당일, 출제 위원들은 자신이 출제한 과목의 시험이 끝나면 외부로 나갈 수 있다.
이 말인즉슨 마지막 교시에 해당하는 탐구 과목이나 외국어 과목 담당 위원들은 밤이 되어서야 감금 생활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수능 출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지만, 그런 만큼 큰 보상이 주어진다.
대게 한 달 기준으로 출제 위원들과 검토 위원들이 받는 돈은 1,000만 원, 도우미들은 200만 원 후반가량의 돈을 받는다.
한 달 감금 후 적게는 수백, 많게는 1,000만 원 정도의 돈을 받는다면 꽤 괜찮은 직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을 이용하여 불법적인 행위를 한 출제 위원들도 있다.
지난 9월, 수능 출제 위원이 불법적으로 문제를 팔아 5억 원가량을 벌어들인 사실이 공개되며 큰 공분을 샀다.
수능 출제위원은 출제 전, 비밀유지 의무 및 참여 경력을 이용한 영리 행위 금지 서약을 하는데, 몇몇 위원들이 이를 위반한 채 학원에 문제를 판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처럼 출제 위원들이 문제를 팔게 되면 수능 출제 방향과 핵심 개념 등이 유출될 위험이 있기에, 이는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현재까지는 약 20명 정도의 출제 위원들이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이들이 정말 출제 위원 경력을 이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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