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보다 연봉 높은 도선사
그만큼 지원 자격도 까다로워
사망 위험도 큰 편
대중들에게 의사는 ‘꿈의 직장’으로 여겨진다.
사람들을 살린다는 명예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연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의사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직업이 있다고 해 화제다.
바로 전국에 단 259명 밖에 없다는 도선사다. 도선사는 항구에서 선박의 출입항을 인도하는 일을 하며, ‘수로 안내인’이라고도 불린다.
이렇게 말하면 배의 입출항을 관리하는 단순 업무로 보이지만, 도선사는 항구의 조류와 수심 변화, 그리고 선박 조종술까지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전문직이다.
그러므로 도선사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6,000톤 이상 선박의 선장으로 최소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실질적으로 선장의 자리에 오르려면 10년의 항해 경력이 필요하니, 베테랑 선장만이 도선사 시험 응시 자격을 갖는 셈이다.
그래서 도선사 합격자의 평균 나이는 만 53세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응시 자격을 갖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도선사가 배에 올라오는 시점부터는 선장의 모든 역할을 대행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항구 입구에서 배에 올라타 출입항을 대신 맡아주며, 쉽게 설명하면 주차 안내인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이들이 관리하는 대상은 차가 아니고 배이며, 주차해야 하는 곳은 육지가 아닌 바다라는 점에서 큰 차이점을 가진다.
그렇기에 배의 출입항은 비행기 이착륙보다 어렵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악명이 높다.
항구의 예측할 수 없는 조류나 수면 밑에 숨겨진 암초, 그리고 수심이 급격하게 변하는 지역 등 항구마다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선사의 지시에 잘 따라야만 안전하게 출입항을 끝낼 수 있다.
그렇다면 입출항 대기 중에 있는 배에 도선사는 어떻게 승선하는 걸까.
도선사는 줄사다리 하나에 몸을 맡기고 배에 올라야 한다. 선박의 크기에 따라 헬리콥터나 사다리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줄 사다리를 사용한다.
파도가 언제 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별다른 장치 없이 배에 올라야 하고, 혹여나 사다리를 놓쳤을 때도 좁은 틈과 빠른 해수의 흐름 때문에 구조가 쉽지 않기에 매우 위험한 작업으로 간주된다.
또한 도선사 평균 나이가 많다 보니, 이 과정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작업 난도도 높고 위험 부담이 큰 일임에도 인기가 많은 건 높은 연봉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21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도선사의 연평균 매출액은 약 4억 원이다.
사무실 임대료 등 기본 지출을 제외하면 월급은 약 1,500만 원 정도로 추정되며 연봉은 1억 원을 넘는다.
이는 의사는 물론, 대기업 임원들과도 비견되는 금액이다.
이렇게 연봉만 들으면 혹할 수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 많은 위험과 노력을 해야 하는 직업이니만큼 신중한 고민과 결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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