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속 화초는 옛말
경영권 따내기 위해
경쟁 나선 재벌가 딸들
흔히 재벌가의 딸을 생각하면 마냥 공주 같은 삶을 살 것처럼 생각되지만, 이러한 고정 관념도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집안 대대로 일구어 온 기업을 물려받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살고, 기업 경영을 위해 이론적 지식과 실무 경험을 빈틈없이 쌓아 올리는 재벌가 딸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은 생활력이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베이징대학 경영학과 출신인 그녀는 대학 시절 자신의 생활비를 아르바이트로 충당했다고 전해진다.
졸업 후에는 ‘판다코리아닷컴’이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했으며, 이후 군에 입대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주었다.
해군으로 임관했던 그녀는 2015년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을 다녀와 많은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낸 바 있다.
2017년 예비역 중위로 전역한 최민정은 이듬해 중국의 유명 투자회사 ‘홍이투자’에 입사하여 실무 경험을 쌓게 된다.
1년간의 회사 생활을 마친 후에는 비로소 SK그룹의 주력 계열사 SK하이닉스에 입사했고, 입사와 함께 그녀가 경영 구도의 중심에 선 것이 아니냐는 관계자들의 전망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후 그녀는 SK하이닉스에서 인수합병 프로젝트 리더를 맡아 회사 생활에 힘을 쏟았고, 미국 대표 싱크탱크 중 하나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방문 연구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CSIS에 연구 칼럼을 기고하여 화제의 중심이 되었던 그는 2022년 2월 SK하이닉스에 휴직계를 내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그는 원격 의료 스타트업 ‘던(Done.)’에서 무보수 자문 어드바이저를 맡아 의료 산업 발전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해 초부터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비정부기구 스마트(SMART)에서 취약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 봉사를 시작하며, 재벌가 딸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하이닉스를 휴직하는 등 SK 그룹 경영과는 거리가 먼 활동을 지속하며 승계권에서는 멀어진 듯한 모습이지만, 아직 확실한 후계자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만큼 속단하기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공식 석상에 떴다 하면 미모로 큰 화제를 불러 모으는 최태원 회장의 첫째 딸 최윤정은 베이징에 위치한 국제 고등학교 출신의 수재이다.
그녀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후 동대학 뇌과학 연구소에서 2년간 공부를 이어갔다.
이후 하버드대 물리화학 연구소와 국내 제약사 등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바이오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꾸준히 쌓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온 최윤정은 지난 2017년 SK 바이오팜 수시 채용에 지원하여 최종 합격을 거머쥔다.
당시 그녀의 채용을 두고서 낙하산 채용이라는 의혹이 쏟아졌으나, 스펙을 고려했을 때 낙하산이라고 보기엔 어렵지 않겠냐는 목소리 역시 높았다.
최윤정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식을 올려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그녀의 결혼 소식을 계기로 매출이 높은 계열사 대신 SK 바이오팜에 입사했던 그녀의 선택이 다시금 화제가 되며 경영권 승계에는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녀 자신만의 목표가 있었던 듯 최윤정은 회사 생활 2년 만에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휴직계를 낸다.
이후 빠르게 공부를 마치고 복귀한 그녀는 2020년 7월 SK 바이오팜 상장식에 직원 대표로 참석해 주목받은 바 있다.
현재 업계 관계자들은 SK그룹이 계속해서 SK 바이오팜의 몸집을 키울 것으로 예측하나 그녀가 후계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현정을 닮은 단아한 외모로 유명한 서민정은 아모레퍼시 서경배 회장의 장녀다.
그녀는 91년생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4000억 원에 달하는 보유 자산을 가진 국내 100대 부호로 손꼽힌 바 있다.
서민정은 미국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 컴퍼니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지난 2017년에는 아모레퍼시픽에 평사원으로 입사하여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그녀는 입사 6개월 만에 퇴사 결심을 하고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는데, 그녀의 이러한 결정을 두고서 아모레가 중국 시장을 단단히 노리고 있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중국 유학을 끝내고 귀국한 서민정은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에 과장급으로 재입사한다.
이후 올해 초,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 소속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었는데, 이를 두고 SK 측에서는 경영 수업을 위해 부서를 옮겼다고 밝혔다.
이처럼 서민정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에 나서는 듯 했으나, 지난 7월 돌연 휴직계를 내며 회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서민정의 경영 실적이 좋지 않아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게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진 바 있다.
실제로 ‘서민정 3사’라고 불리는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가 모두 부진했고, 특히 ‘이니스프리’는 창립 이래 첫 적자라는 최악의 실적을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는 해당 종목에서 3대주주로 물러나게 되었고, 동생 서호정이 경영권을 승계받을 거라는 예측도 속속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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