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위증 인정
“계엄 선포문 본 적 없다”는 거짓
재판부, ‘계엄 반대’ 신빙성 의문

내란 우두머리 방조·위증 등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에서 ‘계엄 선포문을 본 적 없다’고 진술했던 부분이 실제로는 거짓이었다고 인정했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에서 한 전 총리는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특검이 “헌재에서 문건을 본 적 없다고 진술한 것이 위증이 맞느냐”고 묻자, 한 전 총리는 고개를 떨군 채 “제가 헌재에서 위증을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위증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는 계엄 선포 전후 실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반복했다. 한 전 총리는 당시를 떠올리며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얘기를 듣고 나서는 거의 ‘멘붕’ 상태였던 것 같다. 무엇을 보고 듣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몹시 부족하다”고 했다. 심리적 충격으로 판단 능력이 흐려졌다는 취지지만, 특검과 재판부는 그 진술의 신빙성을 계속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특히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를 반대했다’는 주장에 대해 여러 차례 의문을 제기했다.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경제가 망가질 수 있으니 재고해달라”는 식으로 말하며 말리려 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대통령이 집무실을 떠나 비상계엄을 선포하러 가는 순간에는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을 두고 재판부는 “정말 반대 의사가 있었다면 가장 적절한 시기에 충분히 제지할 수 있었을 것 아닌가”라며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는 “저보다 연륜 있는 장관들이 반대 의견을 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답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집무실에서 나올 때 포고령 문건을 손에 들고 있던 모습이 대통령실 CCTV에 찍혀 있음에도, 한 전 총리는 문건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거듭 말했다. 포고령을 직접 받았는지, 그 안에 어떤 정보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도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정신적으로 너무 혼란스러워 인지 자체가 어려웠다”고 말했으나, 특검은 “포고령을 알고 있었음에도 방조한 것 아니냐”며 공세를 이어갔다.
또한 한 전 총리는 국무위원들을 모아 국무회의를 열자고 건의한 이유에 대해 “조금이라도 반대 의견을 모아 계엄을 막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송미령 장관에게 ‘빨리 오라’고 다급히 연락한 이유는 “늦어지면 무작정 계엄이 선포될 것 같아 걱정됐다”고 말했다.

사후 계엄 선포문에 서명한 이유를 묻자 그는 “안건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 가볍게 생각했다”고 답했으며, 이를 “박물관에 둘 문건처럼 여겼다”고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까지 공개되자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강의구 전 부속실장에게 문건 폐기를 요청한 이유도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최종 의견과 구형을 발표했고, 한 전 총리 측도 최후 진술을 마쳤다. 재판부는 오는 1월 21일 또는 28일 선고 기일을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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