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명품거리 근황
높은 임대료에 공실도 많아
최근 플래그십 매장으로 부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는 유명 명품 브랜드 매장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였다. 얼마 전까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공실률이 무섭게 늘어나 이대로 망하나 싶던 명품거리 근황이 제법 흥미롭다.
명품거리는 이전까지 ‘큰손’이라 불리는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유커)에 의존했다. 그러나 팬데믹을 거치며 유커가 급감하고 내수 소비심리 악화로 과거 화려했던 명성을 잃었다.
구찌와 버버리, 디올 등 유명 브랜드 매장들 사이에 ‘임대 문의’ 현수막을 내건 자리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메인 거리에 있는 한 남성 정장브랜드 매장은 몇 달째 공실로 방치됐다고 한다.
정말 관광객 급감이 치명적인 원인인 걸까?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임대료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청담동 명품거리 메인 도로 인근의 임대료는 월 5,000만~1억 원에 달한다. 6층 빌딩 전 층을 빌리면 임대료는 월 2억 원, 보증금만 무려 50억 원이다. 메인에서 떨어진 건물 2층 매물도 보증금 1억 5,000만 원 이상에 월 임대료는 1,500만 원이 기본이다.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최근 몇 년간 소비 습관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할인율이 높은 온라인 스토어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또한 명품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MZ세대는 더 이상 명품거리에 입점한 브랜드를 찾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명품거리를 꽉 채웠던 브랜드들은 적자로 인해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청담동 명품거리가 치열해졌다. 올해 2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가 한국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매장 외관은 16m 높이의 LED 아치로 꾸며져 마치 이탈리아 궁전을 연상시킨다. 마치 이탈리아 펜디 본사 같다.
당시 명품거리는 명품업계의 ‘플래그십’ 매장 유행의 중심에 있었다.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플래그십 매장은 지난해 5월 오픈했다. 반년 뒤 까르띠에가 리뉴얼한 매장을 열었다.
이 외에도 지난해 돌체앤가바나(2월), 생로랑(3월) 키톤(11월) 등을 포함해 여러 명품들이 명품거리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인기 명품 브랜드가 청담동을 찾는 이유는 명품거리가 주는 ‘상징성’때문이다. 오랜 시간 유지되어 온 청담동 특유의 ‘부촌’ 타이틀 덕분에, 브랜드는 명품거리 입점만으로도 사람들에게 럭셔리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이 이미지 자체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기 때문에 수많은 명품 브랜드가 국내 첫 진출로 청담동을 가장 먼저 찾는다.
명품 빅브랜드와 함께 신규 브랜드 입점으로 공실을 메우고 있는 청담동 명품거리. 새로운 브랜드의 대거 등장으로 인해 인근 상권도 임차 대기 수요로 부활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청담동 명품거리가 ‘명품의 메카’ 자리를 다시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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