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서울 할 것 없이 포화 상태
출근 시간도 안 된 새벽 시간부터
건설 현장마다 길게 줄 늘어트린
덤프트럭 기사들, 그 이유는?
건설 현장은 문이 열리지도 않은 새벽부터 덤프트럭은 그 앞을 줄지어 서있다. 트럭 안에는 기사들이 불편한 자세로 눈을 붙이고 있다. 대체 어떤 이유 때문일까?
이들은 덤프트럭 상·하차, 운반 일을 선점하기 위함이었다. 보통 상차 업무 시간 보다 5~6시간 이른 새벽 2~3시부터 트럭을 몰고 나와야 일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기사들이 잠을 줄여가며 새벽부터 줄을 서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선 수입 구조를 살펴보아야 한다.
일명 ‘탕’으로 불리는 업무 한 건 당 이들이 가져가는 돈은 12~15만 원 사이. 하루에 3~4건의 일을 받으면 평균 40~50만 원대의 일당을 가져갈 수 있다. 일부 업체에선 건 당 작업이 아닌 일당을 정해 놓는 경우도 있는데, 한 기사가 공개한 일당은 55만 원 정도였다. 두 경우 모두 월급으로 쳤을 땐 약 1,000만 원 정도다.
타 직업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입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돈은 극히 일부다. 기름값, 차 수리비 및 소모비, 보험료 등을 모두 제해야 한다. 5톤, 9.5톤, 15톤 상용 트럭들은 유류세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25.5톤의 덤프트럭들은 건설 기계로 분류되어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들이 한 달에 평균적으로 움직이는 거리는 약 1만 km라고 한 다큐에서 공개됐다.
게다가 개인 사업자를 등록해 화물차와 면허를 소유한 기사들은 트럭의 할부금(약 150~400만 원 사이)을 매달 갚아야 한다. 그렇게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결국 200~300만 원 대의 월급만이 남습니다. 혹여, 사고라도 나면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천만 원이 훌쩍 넘는 추가 비용까지 발생한다.
물론 모두가 이 정도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것은 아니다. 자차로 몇 개의 영업소를 가지고 독립한 경우, 운수업체 소속이지만 자차와 영업소를 가진 경우 훨씬 높은 소득을 벌어들일 수 있다. 운수 업체, 거래처 측에서 가져가는 돈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차량과 거래처를 확실히 갖고 있다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덤프트럭 기사들이 이야기하는 장, 단점은 무엇일까? 한 덤프 기사는 수십 년간 지나온 여러 건설 현장, 도로, 병원을 보며 그 가운데에 본인이 한 구성원으로 참여했음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경제적 부담이 없는 이들은 트럭 한 대 값을 투자해 비교적 높은 수입을 가져갈 수 있어 만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덤프 기사 일을 만류했다. 근로 시간 대비 워라밸, 소득 면에서 큰 장점이 없기 때문이다. 낮은 단가의 일이라도 따내기 위해 1년 내내 하루 12시간씩 달리는 것은 기본, 편안히 씻고 자는 것은 사치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대부분의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며 난폭 운전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시장이 포화되어 단가는 점점 떨어지고 심한 경우 일이 없어 대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인 차량과 달리 쉽게 중고 매물로 트럭이 팔리지도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할부금을 부담하고 있는 기사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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