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 한겨레 광고
사망 건설노동자에 사과
중대재해법 시행 후 8명 사망
23일 한겨레 1면 하단에 걸린 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고인과 유가족계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광고의 작성자는 무려 이해욱 DL그룹 회장과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곽수윤 DL건설 대표이사였다.
사과문에서 DL그룹은 “작업장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故 강보경님과 근로자 분들의 명복을 빌며 산재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운을 떼며 “안전기준을 수립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시행했지만, 예방조치가 충분치 않아 사고를 막지 못함으로써 유가족 분들은 물론 고객, 주주, 나아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아무 말할 수 없이 참담하고 침통한 심정이다”라 말했다.
그룹 측은 “다시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고 총력을 기울여 안전 최우선의 경영에 매진할 것”을 밝혔다.
실제로 DL이앤씨에선 지난해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에만 7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현재까지 8명이 사망했다.
지난 7월 부산 연제구의 한 작업장에서 6층 아래로 추락해 숨진 29살 강보경 씨가 가장 최근의 희생자다. 고층 작업이었음에도 안전대, 안전대 부착설비, 추락방호망 등은 설치돼 있지 않았고, 안전교육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는 DL이앤씨 하도급업체 KCC 소속으로 일했다.
DL그룹의 사과는 강씨가 추락사한 지 103일 만에 이뤄졌으며 건설노동자 사망에 대한 원청 대기업의 공개 사과는 이번이 최초다.
전날 오후에는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와 정재훈 KCC 대표이사가 강씨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을 만나 사과했다.
강 씨의 어머니 이숙련 씨는 “아이를 보내고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것 같다”며 울먹였다. 강씨의 누나 지선 씨도 “동생보다 앞서 돌아가신 희생자 일곱 분의 유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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