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3,000억 들어간 세계 잼버리
공무원 해외 출장 속 세금 낭비 논란
뒤죽박죽 막무가내식 행정 이어져
축구팬들 이어 아이돌 팬들도 등져
새만금에서 펼쳐진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한국 이미지를 크게 망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도 피해자가 되고 있다.
8일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잼버리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오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태풍 카눈의 한반도 통과 예보에 따라 불가피하게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잼버리 참가자들의 새만금을 떠나 주로 수도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공연장으로서의 이동시간과 편의성 등을 고려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의 태도에 누리꾼들은 ‘독재 정부’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실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건 애먼 축구팀과 소속사, 그리고 아이돌들이다.
앞서 정부와 잼버리 위원회는 K팝 콘서트를 위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차출했다.
당장 FA컵 준결승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전북과 인천은 경기장 변경이 불가피했고 축구협회와 두 팀은 일정 조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정부와 조직위는 하루 만에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겼고 인천의 일정이 꼬이면서 결국 경기는 연기됐다.
축구 관람을 계획하던 축구팬은 물론 전북과 인천 선수들 역시 일방적인 경기장 차출에 준비한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새로 선택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대해서도 축구팬은 분노하고 있다. 8일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서울월드컵경기장 내부에는 거대한 무대가 설치 중이다.
앞서 축구선수들의 지적 속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하이브리드잔디가 식재된 바 있다.
워낙 고가인 데다가 키우기도 어려워 전문 업체를 통해 잔디를 키워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옮겨지며 무려 2년에 걸쳐 지금의 결과물이 완성됐다.
하지만 그 잔디 위에 떡하니 무대를 세우고 있는 것이다.
임영웅도 잔디가 상할까봐 축구화를 신고 올랐던 그 잔디에, 무대 관람을 위해 의자가 설치되고 수많은 관람객들의 발자국이 남겨지게 된 상황이다.
축구팬들 외에 K-팝 팬들의 분노도 이어지고 있다.
8일 성일종 국회의원은 자신의 SNS에 “국방부는 BTS가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세계잼버리 대회에서 공연할 수 있게 지원해 달라”라는 글을 남겼다.
정부의 미숙한 운영으로 국격이 추락했는데 이를 위해 무작정 BTS를 차출해달라는 것이다.
또한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는 11일 같은 날 공연이 예정된 ‘2023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출연진도 빼가려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이돌 팬들은 “말도 안 되는 지시에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는 가수들이 무슨 죄냐”, “필요할 때만 홀랑 데려다 쓰기” 등 분노를 토했다.
지난 6월 킬러 문항 배제 관련 발언에 토(?)를 달았다가 세무조사를 당했던 메가스터디.
누리꾼들은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이번에도 지시 안 들으면 세무조사 당할 듯”, “소속사들은 울며 겨자먹기 해야겠다”, “독재 그 자체”라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한편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기간 내내 미흡한 준비와 예산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잼버리를 준비하면서 8년간 5개 기관에서 총 99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으며 잼버리가 열린 적 없는 국가로 출장이 이뤄지기도 했다.
또한 잼버리와 연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손흥민 축구 관람, 디즈니랜드 투어도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출장을 다녀온 공무원들은 언론사에서 기사를 긁어 보고서에 넣고, 사진도 SNS에서 퍼와 삽입하기도 했다.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한국의 끔찍함을 알려줬다”, “전 세계에 혐한 유행시키는 중”, “세금 살살 녹네”, “또 나라가 망치고 기업과 민간이 똥 치우는 그런 상황” 등 비난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
특히 영국 로이터 등 전세계에서 잼버리 이후 이어질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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