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밀양 사건’
도봉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
22명의 초안산 악마들 근황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이 20년 만에 재조명된 가운데 ‘제2의 밀양 사건’으로 불리는 ‘도봉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2011년 9월, 중학생이었던 A 양과 B 양은 호기심에 맥주 한 캔을 사서 동네 골목에서 나눠 마시는 중이었다.
두 사람을 본 가해자 김 씨 등 5명(당시 고등학생)은 자신들이 중학교 선배라고 밝히며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음주 사실을 학교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A 양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이후 이들은 술을 먹이고 나쁜 짓을 하자는 계획을 세워 총 11명이 모여 피해자들을 도봉구 동네 야산인 초안산으로 불러내 억지로 술을 먹인 뒤 번갈아 가며 성폭행했다.
8일 뒤 22명으로 불어난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을 다시 같은 장소로 불러내 술을 먹이고 정신을 잃은 A 양과 B 양에게 성폭행을 저질렀다.
사건 발생 후 1년 뒤, 도봉경찰서 김장수 형사는 다른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수사를 하던 중 우연히 이 사건에 대해 알게 되었다.
김장수 형사는 수사에 나섰으나 피해자들이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사건의 후유증으로 가족과 다른 사람이 피해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워 입을 닫았다.
사건은 내사 종결됐으나 사건을 담당했던 김 형사는 다른 경찰서로 전출된 뒤에도 약 3년간 피해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담센터를 연결해 주는 등 관심을 기울였다.
결국 사건 발생 5년 만에 피해자들은 용기를 내 가해자들을 고소했다.
5년 만에 갑자기 소환된 피의자들은 생사람을 잡는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계속된 수사에 서로 책임을 전가하더니 나중엔 대부분이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그땐 어려서 그렇게까지 큰 잘못이었는지 몰랐다”고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밀양 사건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 밀양 사건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형사로부터 “너희가 밀양 물 다 흐렸다”, “네가 먼저 꼬리 친 거 아니냐” 등 2차 가해를 당했으나 이번 사건은 김 형사의 조심스럽고 끈질긴 수사로 피해자를 챙기면서도 22명의 가해자를 모두 잡아냈다.
재판부는 주범 2명에게 징역 7년과 6년을, 나머지 2명에게는 각각 5년을, 또 다른 가해자 2명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현재 ‘초안산 악마들’은 형을 마치고 모두 사회로 복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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