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홀대…’ 대통령 한마디에 연구원들 날벼락 맞았다

출연연 내년 예산 25% 삭감
윤석열 ‘연구개발 카르텔’ 지적 여파
“기술자 홀대” 과학기술계 반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연구개발(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적 발언으로만 끝날 줄 알았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구기관에 줄 돈을 줄여버렸다.

최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최소 20~30% 삭감된 출연연 내년 예산안을 승인해 각 출연연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내년도 주요 사업비로 약 9,000억 원으로 책정했는데, 기존 1조 3,000억 원 규모에서 25%나 줄어든 금액이다. 주요 사업비는 전체 출연연 예산(올해 기준 5조 8,655억 원)에서 정부 수탁과제와 인건비, 경상비를 제외하고 순수 R&D 활동에 투자하는 예산이다.

출연연별로 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기존 대비 약 20%,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약 26%, 한국화학연구원이 약 28%,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약 25%,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약 23%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을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도 10% 내외의 예산 삭감안을 받아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직장인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카이스트에 근무 중이라 밝힌 어느 누리꾼은 “기술 아니면 답 없는 나라에서 기술자 홀대하면 어떡함”이라며 하소연했다.

실제로 과학기술계에선 이번 삭감안을 두고 졸속 삭감이라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충분한 방향성과 전략적 검토 없이 정책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R&D 예산안은 과기정통부가 최종안을 만들어낸 뒤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정부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된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주요R&D예산 배분·조정 과정에 있으며,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출연금 규모는 확정된 바 없다”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과학기술 관련 단체의 예산도 기재부에서 심의 중에 있으며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