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은 성폭행의 도시” 혐오 확산… 밀양시장, 결국 고개 숙였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밀양시, 결국 사과문 발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최근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재조명되며 밀양시가 결국 사과문을 발표했다.

25일 오후 밀양시청 대강당에서는 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날 밀양시청 대강당에는 시의회와 80여 개의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지자체장이 임기 중이 아닌 20여 년 전 사건으로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안병구 밀양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으로 이루 말하지 못할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깊이 머리를 숙였다.

이어 “20년 전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충격과 상처를 남겼다”라며 “아직 그 상처는 제대로 아물지 못하고 많은 분의 공분과 슬픔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전했다.

안병구 시장은 “피해 학생과 그 가족이 겪었을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라면서 “그 무엇보다 피해자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으며,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자발적 성금 모금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손잡고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향후 대책에 대해 밝혔다.

안병구 시장은 “도시의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범죄 예방과 안전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크나큰 아픔을 딛고 엄정한 법질서 확립과 범죄 없는 건강한 도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밀양 남고생 44명이 여중생 1명을 1년간 지속적으로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되며 다시 한번 재주목받았다.

이후 밀양시청 홈페이지에는 “성범죄도시 밀양”, “성폭행 입장 발표 안 하는 거냐”, “밀양은 성폭행범을 두둔하는 도시인가” 등의 항의 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