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더불어 급여 화제
대기업 직원 못지않은 급여
진입장벽 낮지만 유지장벽 높아
취업 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각종 기업에 원서를 내보지만 매번 탈락의 아픔을 느끼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재취업 역시 만만치 않다. 실무 경력과 포트폴리오를 갖더라도 흔히 말하는 ‘평생직장’을 찾기 어렵다.
이럴 때 ‘방향을 바꿔볼까?’하고 눈을 돌리는 것이 바로 기술직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체력적으로 힘든 노동 직업군에 속했지만,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 중에서도 대기업 직원 못지않은 급여를 받으며 어엿한 전문직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 직업이 있다.
바로 타일 기술자이다. 타일 기술은 조적(벽돌쌓기), 미장(벽이나 천장, 바닥 등에 흙, 회, 시멘트 등을 바르는 것)과 함께 국제 기능경기 대회 3대 건축 종목에 속한다. 그만큼 전문성을 인정받는 직종이다.
타일공은 건축구조물의 내 외벽, 바닥, 천장 등에 각종 도기류 및 화학 제품류의 타일을 접착하여 마감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에 비해 비교적 난이도가 있는 작업들을 맡는 준기공은 17~20만 원, 기공은 25만 원 이상을 받는다.
자격증 취득은 선택이다. 공임에 있어 큰 영향은 없지만 타일 기능사는 건축도장기능사와 달리 난도가 높아 비교적 더 인정받을 수 있다. 제대로 훈련해 실력을 인정받는다면 정년, 퇴직 걱정이 비교적 적다는 점 역시 특징이다.
타일 기술자들의 전문성과 더불어 화제 된 것이 바로 급여이다. 건축업계 타 직종 대비 높은 급여를 받는다고 알려지며 ‘일당 40만 원도 거뜬하다’, ‘외제차도 거뜬히 끌고 다니더라’ 등의 소문이 무성했다. 실제로 타일 기술자들의 급여 체계와 수준은 어떨까?
이들은 대부분 프리랜서로 근무하며 급여는 일당제이다. 한 달 기준으로 평균 20일 근무하며 일감이 많은 성수기 때는 25일 이상 근무하기도 한다. 일당은 10~30만 원 사이로 편차가 있다.
일당 30만 원을 기준으로 주말을 제외한 주 5일 근무 기준 월평균 약 600만 원, 성수기 시즌엔 월 900만 원까지도 가져갈 수 있다. 타일 기술자라고 모두가 월 600만 원을 벌 수 있는 건 아니다.
업계에선 기술과 경력에 따라 초보자, 하급 기술자인 조공, 중간 기술자인 준기공, 상위 기술자 기공으로 나뉜다. 초보자는 자재를 나르거나 청소 등 보조 역할을 맡으며 일당 8~10만 원을 가져간다. 과거에 비해 타일 기술자 공급이 늘면서 12만 원에서 8만 원까지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조공은 줄눈을 비롯한 간단한 작업을 맡게 되는데, 하루 평균 일당은 11~13만 원 사이다. 공사 규모가 클 때에는 조수가 붙기도 하는데, 일당으로 약 15만 원 정도를 받는다.
이들보다 더 높은 급여를 받는 작업팀의 반장, 혹은 수 십 년 경력을 가진 숙련자도 있다. 일당 40만 원까지도 가능하며, 실력이 소문났다면 ‘부르는 게 값’이라는 표현도 어색하지 않다.
초보자임에도 적지 않은 일당을 벌 수 있어 최근 타일 기능사 학원은 수강생들로 북적인다. ‘배우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진입 장벽 역시 낮은 편이다. 하지만 현직자들에 의하면 유지 장벽이 높은 직종으로 꼽힌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 첫 번째는 학원에서 배운 기술과 실무 사이의 간극이다. 자격증 취득이 공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도 설명이 된다. 실제 현장에서 몸으로 배우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고 한 후기도 많았다.
두 번째는 영업력이다. 타일 시장에선 끊이지 않는 일감이 중요하다. 일당제이기에 일이 없으면 그만큼 수입이 없기 때문이다. 처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본인만의 영업망과 인맥이 필수다.
현직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좋은 사수를 만나라”인데, 이미 기존의 숙련자들이 한 동네, 혹은 지역 시장을 잡고 있어 이를 뚫기가 어렵다. 건설 관련 직종 현직자들이 자주 모이는 공구상 등에서 인맥을 키워야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건강상의 문제다. 기술 하나만 있으면 평생 일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만큼의 신체 노동이 필요한 직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화학 약품을 가까이 두고 섬세한 작업이 요구되는 만큼 시력 저하, 폐 등의 호흡기 질환을 대비해야 한다. 이외에도 오랜 시간 앉거나 서서 일해야 하기에 관절염이나 근육통 등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타일 기술자 직종의 전망은 어떨까? 현직자,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서로 대비되는 두 가지 결과가 도출되었다.
먼저, 지인에게 추천해 주고 싶을 만큼 전망이 밝다는 의견이 있었다. 해외 취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현재 종사자들의 연령대가 50대인 점을 고려하면 추후 젊은 인력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다만, 해외 취업의 경우 국내보다 높은 연봉을 벌 수 있지만 국가마다 자재, 기술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전망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는 입장에선 이미 인력이 포화상태라고 꼬집었는데, 2030세대를 비롯한 퇴직자 등이 진입하는 속도가 빨라 공급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 증가로 인해 매해 떨어지고 있는 초보자의 일당 수준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렇게 타일 기술자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보았다. 개인이 갖고 있는 기술이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직종인 만큼 급여 수준 역시 비교적 높은 축에 속했다. 다만, 단순히 높은 연봉에 혹해 시장에 진입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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