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공무원 극단적 선택
인터넷 카페에서 신상 털려
업무 성실히 했을 뿐인데…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던 김포시청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6일 경기 김포시청 등에 따르면 전날 인천 서구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김포시청 9급 공무원인 30대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유족 측의 실종 신고를 받고 동선을 추적하다가 차량 내에서 숨진 A 씨를 발견했다.
A 씨는 김포시청에서 도로 긴급보수 및 도로 피해보상 등의 업무를 맡고 있었던 공무원으로 지난달 29일 밤 김포한강로 강화 방면에서 진행된 포트홀 긴급보수 공사로 차량 정체가 빚어진 일로 최근까지 항의성 민원에 시달렸다.
당시 편도 3차로 중 2개 차로를 통제한 공사로 인해 차량 정체가 빚어졌고, 이에 불만을 품은 운전자들이 지역 인터넷 카페에 항의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카페 이용자들은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 A 씨라며 그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사무실 전화번호 등을 공개했다.
그러자 “집에서 쉬고 있을 이 사람 멱살 잡고 싶네요”, “OOO 주무관이 승인한 공사랍니다. 그분은 퇴근하셨구요”, “쓰레기 같은 공무원”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고, 심지어는 연휴 이후에도 항의 전화가 계속됐다.
김포시청 관계자는 “A 씨가 민원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직까진 인과 관계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내부 관계자는 “고인은 성실하고 듬직한 동료였다”며 “사고라도 나면 책임이 막중한 업무를 맡아 평소에도 민원에 시달렸는데, 자신을 향한 항의성 전화에 더 힘들어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A 씨의 실명 및 개인정보가 공개됐던 온라인 카페 운영진은 고인의 사망 소식에 사과문을 올렸다.
운영진은 “주무관님의 안타까운 소식에 카페가 관련돼 있다는 것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죄책감과 슬픔이 밀려온다”며 “단순한 민원성 게시물로 판단해 신상털이와 마녀사냥식의 댓글을 인지하지 못했다. 앞으로 이러한 게시물이나 댓글에 관해 잘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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