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故 오요안나 괴롭힘 사과
“조직문화 개선·프리랜서 보호” 약속
가해자 방송 출연 지속…진정성엔 의문
MBC가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을 공식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지만, 사과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일, MBC는 자사 메인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를 통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보도하며 “오요안나 씨에게 괴롭힘이 있었다는 고용노동부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현용 앵커는 “관련자 조치와 함께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하겠다”며 “상생협력 담당관을 신설하고, 프리랜서·비정규직 간 발생하는 문제도 제3자를 통해 바로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프리랜서들의 근로자성에 대해서도 법적 검토를 거쳐 합당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요안나 씨의 안타까운 일에 관해 유족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날 사과가 방송된 바로 다음 날인 20일 오전, MBC 아침 뉴스 ‘뉴스투데이’에서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됐던 김가영 기상캐스터가 별다른 변화 없이 날씨 예보에 등장해 비판 여론이 커졌다.
공식적인 사과와 유족 위로는 있었지만, 정작 해당 사안의 핵심 당사자에 대한 조치나 변화는 없다는 점에서, 사과의 진정성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부터 약 3개월간 MBC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끝에, 고 오요안나 캐스터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고인이 법적으로 ‘근로자’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관련자에 대한 직접 처벌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고인의 어머니 장연미 씨는 “말이 안 된다. 공채로 뽑아 프리랜서 계약서를 쓰고 부려 먹었는데, 어떻게 노동자가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용노동부는 별도의 프리랜서 실태조사에서 25명을 근로자로 인정했고, 총 6건의 노동관계법령 위반 사항을 적발해 MBC에 1,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한편, 故 오요안나는 지난 2023년 9월 사망했으나 3개월이 지난 뒤에야 사망소식이 외부에 알려졌다.
이후 故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에는 동료 기상캐스터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담겨 있어 사회적 충격을 안겼다.
현재 유족은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 1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