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소원 도입 ‘찬성’
“기본권 보호 위해 필요”…
“대법도 헌재 결정 따라야”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 제도에 찬성 입장을 밝히며, 헌재가 내린 결정을 대법원이 반드시 따르도록 하는 방안도 법에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6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헌재는 최근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한 공식 의견서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제출했다.
헌재는 의견서에서 “국민의 충실한 기본권 보호를 위해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헌법소원 심판 청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 ‘법원의 재판’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사실상 ‘4심제’ 도입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이에 대해 헌재는 독일, 대만, 스페인, 체코, 튀르키예 등 해외 사례를 들어 재판소원 제도가 국제적으로도 일반화되어 있음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헌재는 헌법소원이 인용될 경우에 대비한 후속 절차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제75조에 관련 규정을 삽입하자고 제안했다.
헌재는 ‘헌재는 해당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관할법원에 환송한다.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다시 심리해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는 헌재가 내린 위헌 결정의 법적 효력을 분명히 하고, 대법원 등 일반 법원이 그 결정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기속력을 법률로 확실히 하자는 취지다.
사실상 헌재가 최종심의 기능 일부를 갖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헌재는 또 “명문 규정을 둬서 헌법소원 심판 절차에서 가처분의 허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경우, 헌재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그 유죄 판결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헌재는 “법원에 속한 사법권 행사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을 허용할지 여부 역시 원칙적으로 입법자(국회)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제도 도입의 최종 판단은 국회의 몫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헌재는 제도 도입 후 발생할 수 있는 헌법소원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재판소원 허용 대상을 대법원 등 최종심 확정판결로 한정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헌재의 의견은 향후 국회 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판단을 헌법적 기준에서 다시 심사하겠다는 ‘재판소원’ 제도가 본격 도입될 경우, 우리나라 사법 체계 전반에 구조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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