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나자 ’90세’ 할머니들 등에 업고 뛰어 7명 목숨 구한 ‘외국인’ 노동자

인도네시아 출신 선원 수기안토(31) 씨
경북 영덕을 덮친 화마에서 생명 구해
노인들을 업고 뛰며 구조활동

최근 일어난 산불 사태에서 주민 수십을 대피시키며 영웅으로 등극한 외국인 선원이 화제다.

1일 KBS 뉴스, 뉴스1 등 다수의 매체는 경북 영덕 산불 피해 현장에서 할머니들 7명의 소중한 목숨을 지켜낸 영웅, 수기안토 씨를 소개했다.

지난 25일 경북 의성군으로부터 발생한 산불은 영덕군 축산면의 어촌마을까지 덮쳤다.

마을에서는 노인과 몸이 불편한 주민들이 잠을 자고 있었고 밤 11시쯤에 수기안토 씨와 마을 어촌계장은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집집마다 찾아가 주민들을 깨웠다.

수기안토 씨는 “할머니, 산에 불이 났어요, 빨리 대피해야 해요”라고 외치며 위급한 상황을 알렸다.

두 사람은 비탈길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이동이 쉽지 않자 직접 업고 뛰며 노인들을 구조했다.

수기안토씨는 “사장님(어촌계장) 하고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제가 말한)’빨리 빨리’라는 소리에 잠에서 깬 할머니들을 업고 언덕길을 내려왔는데 바로 앞 가게까지 불이 붙어 겁이 났다”라고 기억했다.

90세의 마을 주민은 “자가(수기안토씨가)없었으면 우린 다 죽었을 거다 텔레비전을 보다 잠이 들었는데 밖에서 불이 났다는 고함에 일어나 문밖을 보니 수가안토가 와 있었고 등에 얹혀 집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8년 전 한국에 입국해 한국말로도 소통이 능숙한 수기안토씨는 “한국이 너무 좋다. 특히 마을 사람들이 가족 같다”라며 “고향에 있는 부인에게 자랑스럽다는 전화를 받았다 산불로 다친 사람이 없어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수기안토와 어촌계장 등이 없었으면 아마도 큰일 당했을 것이다. 저렇게 훌륭하고 믿음직한 청년과 함께 일하고 계속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