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 변호사, 아내 살해
아내의 마지막 음성 공개
둔기에 맞고는 “아악! 미쳤나 봐”
국내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가 아내를 살해한 범행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허경무) 심리로 열린 A(51) 씨의 살인 혐의 결심 공판에서 유족 측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추출한 범행 전후의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피고인 A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사직동 아파트 자택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한 후 별거 중이던 아내의 머리를 여러 차례 둔기로 내려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족에 따르면, 피해자는 이혼을 결심한 이후 A 씨와 만날 때마다 녹음을 했다. 이에 이번 공판에서 공개된 140분 분량의 녹음파일에는 범행 전후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당시 딸의 짐을 챙기려고 A 씨의 집을 방문한 피해자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에게 “잘 있었어? 밥 먹었어?”라고 인사했다.
이윽고 딸의 물건을 챙기며 A 씨와 대화하던 중 피해자가 갑자기 “아악!”하고 비명을 질렀다. 이어 둔탁하게 뭔가 내리치는 소리와 함께 피해자가 “미쳤나 봐”라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이어졌다.
피해자의 비명을 들은 아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했으나, A 씨는 아들에게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있으라”고 얘기했다.
유족은 “집에 들어간 지 딱 10분 만에 죽었다”라며 “제일 마지막에 A 씨가 ‘침착해 ××’ 이렇게 반복한다”고 분노했다.
검사는 “피해자는 억울함을 요청하듯 녹음 파일을 남겼기에 그동안 범행을 부인한 피고인의 주장이 거짓이란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아들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와 가격당하며 지르는 비명, 마지막 숨소리가 생각나 울컥한다”고 울먹이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그러나 A 씨는 최후변론에서 “공황 상태였고 판단력도 없어 정상적인 심신 상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살인 고의가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날 증인으로 나선 유 교수는 “피해자 머리에 열창이 7개가 발견된다. 머리가 찢어질 정도면 굉장히 강한 힘으로 머리를 가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의 사인을 액사로 지목하며 “또 목 안쪽 여러 곳에 출혈과 목 내부 근육이 손상될 정도로 매우 강한 힘으로 목을 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변호사인 A 씨는 국내 대형 로펌 소속이었으나 사건에 연루된 직후 퇴직 처리됐다. A 씨의 부친은 검사 출신의 전직 다선 국회의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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