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李 당선에 울상…뜻밖의 갈등 상황

부산, 일부 사업 차질 우려
산업은행 이전 놓고 갈등
부산시, 국정과제 반영 총력 대응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부산시가 추진해 온 핵심 현안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대선 전부터 산업은행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 등 주요 정책 과제를 제시하며 이를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시키려 노력해 왔지만, 결국 두 사안은 대통령 공약에서 제외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재명 당시 후보와 지난 3월 회동에서 관련 내용을 강조하며 “산업은행 이전은 시민 염원이자 국가적 약속”이라며 적극 협조를 요청했으나, 이재명 대통령은 북극항로 개척을 더 시급한 과제로 언급하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일언반구도 없이 냉담하게 대응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사전 합의된 주제가 아니었다”며 반박하는 등 감정적 대립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도 “부산 시민이 원하니까 산업은행을 이전해 준다고 불가능한 약속을 하겠느냐”며, 실현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는 “선거에서 실현 불가능한 약속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이 대통령의 당선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박 시장은 5일 열린 ‘대통령 부산공약 국정과제화 보고회’에서 “산업은행 이전은 정권과 관계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시민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 출범 초기 100일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지만, 정부의 입장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시는 이에 대응해 ‘새 정부 국정과제 대응 전략기획단’을 구성하고, 산업은행 이전을 비롯한 현안을 국정과제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부정적인 기조와 민주당 내부 이견이 여전한 만큼, 성과 도출까지는 상당한 정치적 조율과 설득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 메시지와 함께 국민통합과 지방분권을 실현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구현되길 희망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 북극항로 개척과 밀접히 연관된 부산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조기 제정, 해수부 이전과 해사법원 설립, HMM 본사 이전 등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