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살’ 제작진
싱크홀 사고 유족에게 출연 제의
유족 강한 분노 표출

싱크홀 사고의 희생자 유족이 방송사의 무분별한 섭외 시도에 분노를 표출했다.
유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섭외 메시지를 본 대중들은 시청률을 앞세운 제작 관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3월 강동구 명일동 동남로에서 직경 20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30대 남성 오토바이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고, 카니발 차량을 운전하던 또 다른 시민은 경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부터 유족 A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깊은 슬픔과 상실감을 호소해 왔다.
A씨는 “살면서 가장 큰 고통을 느끼는 순간이 지금일까”라며 “어떤 보상이 우리 가족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겠냐”고 토로한 바 있다.
그러던 지난달 30일 A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 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은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 제작진이 보낸 다이렉트 메시지(DM) 캡처본으로, 제작진은 “저희 프로그램은 이수근, 서장훈이 일반인 고민 사연자를 대상으로 고민 상담하는 프로그램이다”라며 “싱크홀 사고 유가족으로서 올린 게시물 내용을 보고 고민 상담 받을 의향이 있는지 조심스럽게 문의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접한 A씨는 격분했다.
그는 “재밌냐. 이 사건이 예능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고, “패널들 얼굴에도 먹칠하는 거 아니냐”며 “방송사나 언론사에는 비정상적인 사고회로를 가진 사람이 많은 거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 우리가 방송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인가. 유족의 현실을 콘텐츠화하려는 접근 자체가 상식 밖”이라며 뼈 있는 지적을 남겼다.
A씨는 “진정으로 이 사건에 힘쓰고 신경 기울이는 기자, 작가들에게까지 먹칠하지 말아달라. 참고 참았는데, 너무들 한다”고 덧붙이며, 그간 쌓여온 감정의 골을 여실히 드러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 반응도 싸늘하다.
누리꾼들은 “시청률이 중요하다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유가족이 신청한 것도 아니고 먼저 제안하는 것은 진짜 선을 넘었다”는 댓글과 함께 제작진의 판단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물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무엇이든 물어보살’ 제작진은 섭외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신중하지 못한 판단이었다. 유족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섭외 프로세스를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작진이 단순한 섭외 실수를 넘어 ‘고민 상담’이라는 명분으로 사회적 비극을 예능 콘텐츠로 포장하려 했다는 비판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KBS joy 예능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여운혁 PD가 연출로 참여하는 고민 상담 프로그램이다.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출연자 서장훈, 이수근이 보살(점쟁이)로 분해 의뢰인의 고민을 상대해 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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