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에서 실명 대신
가명 ‘전두광’으로 등장해
실명 못 쓴 이유는 바로…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2.12 군사 사태를 배경으로 한 탄탄한 서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는 와중에, 영화를 보고 온 관객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의문이 있다.
바로 ‘왜 전두환의 실명을 쓰지 않는가’이다.
영화 ‘서울의 봄’이 다루고 있는 12.12 군사 사태는 대한민국 육군 내 불법 사조직 하나회의 일원인 전두환이 일으킨 군사 쿠데타이다.
그렇기에 영화의 주인공은 당연히 전두환이지만, ‘서울의 봄’에서 ‘전두환’이라는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극 중에서 황정민이 맡은 전두환 캐릭터는 실명 대신 ‘전두광’이라는 가명으로 표현됐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전두환이 가명으로 등장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황정민 이전에도 이덕화, 장광, 서현우 등 다수의 배우가 전두환을 연기했지만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이덕화가 연기한 ‘전두환’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명을 사용했다.
영화 ’26년’에서는 ‘그 사람'(장광 분)으로,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는 ‘전두혁'(서현우 분)으로 설정되었다.
그렇다면 이들 모두 실화 기반 작품임에도 실명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역사적인 사실에 기반을 둔 작품이라고 해도, 영화나 드라마 특성상 어느 정도의 허구가 들어가는 만큼, 거짓 내용임을 꼬집는 원치 않는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실제로 전두환 실명을 사용한 드라마 ‘제5공화국’은 방영 당시, 실제 제5공화국 주요 인물들이 드라마 속 묘사에 대해 반론 보도를 요청했고, 관련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역사적 인물의 실명을 그대로 썼다가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 보니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을 최대한 줄일 수밖에 없다.
영화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은 ‘전두광’이라는 가명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사용하는 건 무관하지만 제가 변형시킨 인물이라 이름을 바꾸자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전두환 실명을 사용하지 못했던 이유가 밝혀지자, 네티즌들도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영화 이름 진짜 잘 지은 듯’이라며 가명임에도 위화감 없는 배역 이름을 칭찬하는가 하면, ‘노태우는 노태건으로, 최규하는 최한규로 조금씩 바꾼 거다’라며 극 중 가명을 쓰는 인물이 더 있음을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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