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부림 가해자’로 오해받고 제압당한 중학생 아들, 아빠는 참지 않았다

중학생 과잉진압 사건
학부모, 경찰에 분노
“끝까지 책임 물을 생각”

지난 5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사복 경찰이 야외 운동을 하던 남자 중학생을 흉기 난동범으로 오해해 제압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전신 찰과상을 입고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이에 피해자의 학부모는 답답하고 분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6일 피해자 A군의 아버지라 밝힌 B씨는 “(사복 경찰들이)자신들의 소속과 신분도 고지하지 않고, 미란다원칙 같은 건 통보도 없었다. 아들은 ‘저는 그냥 중학생’이라고소리 질렀지만 강압적으로 수갑을 채웠다”며 “지구대로 뛰어 가보니 아들은 전신 찰과상과 멍이 들었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 강제로 제압한 사복 경찰 팀장은 사과 한마디 없이 사건 내용을 들어보라고 핑계만 댔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는 지금 몸이 성한 곳 없이 다치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충격이 너무 심해 걱정이다. 그 누구도 책임과 사과는 없다”고 경찰의 태도를 밝혔다.

이어 “무고한 피해자들이 없도록 미리 검거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은 저도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잘못된 신고로 인한 무자비하고 강압적인 검거로 미성년자까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무섭다. 오늘 일은 우리 아들을 위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과잉진압 논란이 거세지자 경찰은 뒤늦게 B씨에 전화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들이 검문을 위해 신분증을 꺼내려던 순간 A군이 도망을 가 넘어져 버렸다”며 “순간적으로 일어난 상황이라 A군 부모의 주장처럼 미란다원칙 등을 고지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검은색 후드티를 입은 남자가 흉기를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사복 형사들은 하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고 이어폰을 착용한 채 달리는 중학생 A군을 특정해 다가갔다. 낯선 사람들이 다가오자 놀란 A군은 달아났고, 경찰들은 A군이 도주한다고 생각해 쫓아갔다.

A군은 얼마 가지 못해 넘어졌다. 또한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머리, 등, 팔, 다리 등이 긁히고 쓸리는 부상을 입었다. 붙잡고 보니 A군은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