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
이름만 달라 1,000개 넘어
자질 없는 강사로 피해 입어
요즘 동네 건물마다 ‘필라테스’가 들어섰다.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운동으로 알려지면서 공급이 늘어났다. 시설을 차린 강사는 모두 자격증을 지닌 필라테스 전문가처럼 보이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돈만 내면 딸 수 있는 자격증이 대다수였다.
최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1일 기준 민간자격 수는 총 5만1373개다. 민간자격 등록은 자격기본법에서 정한 등록 금지분야만 아니면 모두 등록할 수 있어 각종 자격증이 난립하고 있다.
특히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만 해도 1,215개다. ‘체형 필라테스 지도자’ ‘소기구·대기구 필라테스 지도자’ ‘키즈 필라테스 지도자’ 등 이름만 다르고 직종은 같은 자격증이 1,000개가 넘는 것이다.
이러한 필라테스 자격증을 따려면 보통 10주에 400만 원, 12주에 500만 원 등 고액의 수강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말 그대로 돈만 내면 딸 수 있거나 발급 단체가 하루아침에 폐업할 가능성이 높단 문제가 있다.
실제로 자질과 전문성이 떨어지는데도 자격증 하나로 학원을 차려 피해를 봤다는 후기들이 올라왔다.
필라테스 수업 후 목에 심한 통증이 생긴 A씨. 강사는 ‘일시적인 근육통’이라 설명했지만 병원에 가보니 목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지인들을 통해 들어보니 해당 강사는 승무원 출신으로 자격증을 발급받은 지 3개월밖에 안 된 사람이었다.
여성 B씨도 무리한 자세 훈련으로 통증을 호소하자 “회원님이 집에서 스트레칭을 안 하고 오셔서 그런거다”라며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일부 누리꾼들도 “고졸에 양아치였던 동창이 필라테스 강사하고 있더라”, “카페 사장하다가 필라테스 자격증 따고 학원 차린 사람도 봤다”, “사람 몸 다루는 직업인데 이렇게 막무가내이니 어디 제대로 운동할 수 있나”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러한 사례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격 등록에 필요한 요건을 까다롭게 재정비하거나 공인 자격증을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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